AMHYANG

뭐, 왜, 내가 뭘.

무념무상의 정석 언제나 김크림의 최우선 목표는 누나와 최대한 많은 면적이 닿아 있는 것. 게임을 하고 있으면 움직임을 따라 치즈의 시선이 바쁘다. 네이선이 벽을 타고 올라가는걸 유심히 보는 치즈. PS4가 생기고 게임을 몇 개 해 본 감상은 암벽 등반을 배워야 세상에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인가.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이든 최대한 붙는 면적을 많게 하고 싶은 크림과 그저 언짢은 치즈.

치즈는 점점 돼ㅈ... 아, 아닙니다. 무념무상 계속 누워있느라 허리가 아파도 김치즈님이 평온하시면 일어날 수 없지.

왜 김치즈는 잠만 자도 귀여울까. 왜 김치즈는 입을 슬쩍 벌려 송곳니를 보여주며 자는걸까. 고양이는 좋겠다. 잘 자고 잘 먹기만 해도 누군가 귀엽데. 신상 커버링 의자를 차지하고 낮잠을 자는 고양이들. 내 자리야 거기.

동물농장 열혈 시청 중. 신기한 게, 김크림은 TV안에서 무슨 동물이 나와도 별로 감흥이 없다. 김치즈가 좋아하는건 대체로 펭귄, 집중해서 보는 건 새나 고양이 그리고 몇몇의 개.

김크림이 무한 애정을 갈구하는 찡찡이로 변하고 맘 편히 누운 언니 위에 있질 못했던 김치즈는 오랜만에 제 자리 차지하고 딥슬립 중 ... 이라 허리가 아픈데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김크림은 슬며시 옆에 낑겨 불쌍한척 하지만 그동안 너 때문에 치즈 못왔으니까 참아 임마.

사람이 없는 낮에는 어찌 지내나 모르겠다. 퇴근에 집에 가면 뜨끈한 공기와 녹아있는 고양이들이 이제 오냐고 인사를 한다. 여름도 곧 끝날테니 나아지겠지. 털까지 챙겨입고 여름 보내느라 고생 많았어.

한 여름의 고양이들. 고양이 입주 희망 1순위는 언제나 커다란 박스. 더운 여름에도 간간히 둘이 붙어 다들 잘 지냅니다.

지나가다 다들 저거 맛있데, 라며 가리키고 금새 잊고는 며칠이 지났고 병원 내보내고 주말의 집안일을 하고 있자니 손목에 비닐봉지 달랑달랑 걸고 들어온다. 건내는 까만 비닐봉지에 전부 다 기억하는 남자라고 자화자찬도 같이 건내지만 맞다며 맞장구 치면서 받아들었다. 저거, 라고 말했더니 그거, 라며 건내는 손길이라니 사이 좋다는 게 별거 있나, 이 정도면 됐지.

맛있는 간식은 와구와구 잔뜩 먹을 수 있지만 먹고나면 냥무룩한 것이 기운은 여전히 없는걸로... 힘내라, 김크림! 힘내라, 늙은이! 그나저나 주식캔과 간식캔 어느 것에 섞어줘도 입도 안대던 비오비타를 듬뿍 먹일 수 있다니 로얄캐닌 파우치의 기호성이란 대단하다. 사료는 인도어 7세 이상에서 그냥 인도어로 다시 바뀌었다. 좀 더 살펴봐야지. 건강하게 살자 우리. 포동포동 살찐 김치즈는 매우 튼튼. 그리고 며칠이 지나 좀 기운 좀 차린 김크림이 이러고 자니, 김치즈도 질 수 없다는 듯 거든다. 덕분에 그래 자자,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