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밤이 붉다. 비가 오기 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두통이 며칠째 이어지는데 장대비는 아닐 모양인지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통증은 적다. 만들어 둔 고래를 주인 품에 들려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후텁지근하다고 하기에는 조금이 아니라 많이 불쾌할 정도의 습도라 아가미라도 어디서 사와야 하나 생각했다. 공기가 축축하니 영 무겁다. j씨의 휴가가 시작되었고, 여름 휴가도 연차도 당연히 없는 프리랜서 나부랭이는 막무가내로 우겨 하루의 휴일을 받았다. 별 건 없겠지만 괜찮은 하루를 보내야겠다. 일단은 이 밤을 먼저 보내고.
이 녀석은 주차장 한 켠에 박스 집을 얻어 살고 있는데 사람을 너무 잘 따라서 항상 걱정이 된다. 혹시나 해꼬지 하는 사람에게도 스스럼 없이 다가갈까 싶어 야옹 하고 다가오면 일부러 발을 굴러 저리 가라고 하지만 그닥 위협적이지 않는지 아주 조금만 떨어져 말똥말똥 바라본다. 요즘은 저 경차 위가 마음에 들었는지 수시로 올라가 잠을 자곤 하는데 사진을 찍느라 한동안 보고 있자니 바로 내려와 발라당 누워 뒹굴거린다. 너무 그러면 못 써, 해보지만 못 알아 듣는건지, 모르는 체 하는건지.
주말 내내 비가 온다던 일기 예보는 아침에 다시 보니 그새 바뀌어 흐림 구름으로 가득했다. 우산은 챙기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방수 가방에 담았던 것들을 크로스백으로 옮겨 담고 집을 나섰다. 평소보다 일찍 출발한 덕분인지 장마철이라 놀러 가는 사람이 덜한 덕분인지 많이 밀리지 않게 도착해 이른 점심을 먹고 한숨 자라는 말씀에 괜찮다며 산책에 따라나섰다. 산책인지 산행인지 모를 걸음의 끝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고, 바람이 잔뜩 불어오는 그늘에서 비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뿌연한 물을 들여다보았다. 요즘의 나의 상태는 괜찮지만 괜찮지 않고,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 대체로 괜찮은 상태가 계속되는 와중에 가끔씩 괜찮지 않은 상태가 밀려올 때면 괜찮은 이유를 찾아 금세 괜찮아지고는 하는데, 요 근래 몇 번은 과연..
뜨거운 경의선 숲길을 걷는다. 길따라 열린 플리마켓도 슬쩍슬쩍 구경하면서 걸었다. 가을 여행 이후 오랜만에 함께 하는 일행들이라 사진도 잔뜩 찍었다. 포토그래퍼 쏭 모드로 어디든 세워 포즈를 잡으라 주문했고, 처음으로 개시해 본 셀카봉에 연사만 수백장이 찍혔다. 더워도 끊이지 않는 수다에 지쳐도 걷기는 멈출 줄을 몰랐더랬다. 오월이지만 날씨는 여름. 해가 쨍쨍하다. 올해는 여름이 길 모양이다. 점심은 메이형 바쿠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보양식이라고 한다. 다들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 욕심내지 않고 모자르면 더 먹자며 등갈비 2-3인분과 사이드들을 몇 개 시켰다. 고기를 싸 먹기 좋은 양념 된 청상추와 유부, 쌀국수까지. 계란 조림은 서비스로 주셨다. 전체적으로 국물들은 하나의 베이스로 요리되는 것 같았..
- sewing swing
- daily pic
- 치즈[루]
- a5100
- camera360
- galaxy note4
- Huawei P9
- 크림
- NEX-5N
- 싱거9960
- 고양이
- SELP1650
- 크림치즈
- singer9960
- e.el /
- e.oday /
- springsong.pp /
- mayry /
- Amil /
- YUA /
- hadaly /
- hadaly_t /
- bluetang /
- kyungssss /
- hutjae /
- cherrymoa /
- kagonekoshiro /
- 9oosy /
- oamul /
- tatsuya tanaka /
- sunlightproject /
- dearphotograph /
- tadis12 /
- musicovery /
- Zoom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