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간식은 와구와구 잔뜩 먹을 수 있지만 먹고나면 냥무룩한 것이 기운은 여전히 없는걸로... 힘내라, 김크림! 힘내라, 늙은이! 그나저나 주식캔과 간식캔 어느 것에 섞어줘도 입도 안대던 비오비타를 듬뿍 먹일 수 있다니 로얄캐닌 파우치의 기호성이란 대단하다. 사료는 인도어 7세 이상에서 그냥 인도어로 다시 바뀌었다. 좀 더 살펴봐야지. 건강하게 살자 우리. 포동포동 살찐 김치즈는 매우 튼튼. 그리고 며칠이 지나 좀 기운 좀 차린 김크림이 이러고 자니, 김치즈도 질 수 없다는 듯 거든다. 덕분에 그래 자자,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 녀석은 주차장 한 켠에 박스 집을 얻어 살고 있는데 사람을 너무 잘 따라서 항상 걱정이 된다. 혹시나 해꼬지 하는 사람에게도 스스럼 없이 다가갈까 싶어 야옹 하고 다가오면 일부러 발을 굴러 저리 가라고 하지만 그닥 위협적이지 않는지 아주 조금만 떨어져 말똥말똥 바라본다. 요즘은 저 경차 위가 마음에 들었는지 수시로 올라가 잠을 자곤 하는데 사진을 찍느라 한동안 보고 있자니 바로 내려와 발라당 누워 뒹굴거린다. 너무 그러면 못 써, 해보지만 못 알아 듣는건지, 모르는 체 하는건지.
너희의 눈 속에는 우주가 있지. 마알간히 나를 바라보는 너희를 같이 바라 볼 때면 나는 그 우주속에서 헤엄치고 웃고 떠들다 잠이 들것만 같아. 지금도 앞으로도 영영, 우주를 생각하면 너희를 생각하겠지. 노랗고 파란, 빛나는 나의 우주. 사무실에 앉아있을때면 가끔 너희를 무얼 하나 생각 해.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처럼 몰래 컴퓨터라도 하는가 싶고, 넓지도 높지도 않은 좁은 집에서 무슨 재미로 지내나 싶고. 그렇지만 나는 너희가 나와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그 작은 집에서 함께 해주었으면 해. 혹시 모르지, 언젠가는 더 크고 넓고 너희가 신날만한 곳으로 같이 이사갈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얼른 퇴근해야겠다. 곧 만나자 나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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