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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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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_e 2014. 8. 18. 16:31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덕질을 반복한다. 인디쪽 덕질이 무럭무럭 자라면서 아이돌 덕질이 좀 뜸해진다 싶었는데 뜸해지긴 뭘. SM콘서트에 다녀왔다. 5시간을 쉬지도 않고 이어지는 공연에 위를 올려다보다 목에 담이 걸릴뻔 함. 매일 같이 소극장 공연에서 전방 10m 안쪽의 오빠만 보다가 무려 월드컵 경기장에서 면봉오빠를 한마리의 새우젓이 되어 보고 있자니 기분은 좀 이상했다. 그래도 한 몇 분 정도는 오빠가 면봉이 아니었으니 그걸로 뭐 괜찮고, 내 인생의 유일한 아이돌 콘서트이지 싶긴 한데 그래도 옛오빠와 현오빠 기타 등등을 모두 보고 온걸로 만족스럽다. 그리고 새 오빠는 매우 예쁨. 지덕체 중에 제일 가지고 싶은건 '지' 이지만 동음이의어 '덕'이 제일 많은 나라서 주말에도 덕덕하게 지냈다는 그런 이야기.

지갑을 잃어버렸다. 게다가 없어진 걸 다음날 밤 늦게서야 깨달았다. 슬그머니 컴퓨터 앞으로 가 카드사용 내역을 확인하고 사용내역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j씨에게 지갑의 실종을 고했다. 둘이 같이 다시 한번 온 집 안을 뒤지고도 나오지 않아 카드 정지를 시키고 의기소침해졌다. 지갑을 잃어버린건 거의 십여년 만인 것 같은데, 그나마 다행인건 큰 지갑이 불편해 작은 카드지갑에 현금 약간과 신용카드만 넣어 다녔다는 것. 자동이체들 변경은 매우 번거롭지만 사서 고생이니 불평도 못한다.

그 와중에 주말엔 더위에 넋이 나간 상태에서 다 나아간다며 방심하고 돌아다니다 다친 발가락으로 냅다 턱을 걷어찼다. 당일에는 멀쩡한 것 같더니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부어오르기 시작하는 발가락을 보이고 통증 보존의 법칙이라도 적용 중이냐는 답을 들었다. 까지고 베이는 건 익숙한데 뼈와 근육이 다치는 건 올해가 거의 처음이라 내내 아프고 낫지 않는 것이 도통 적응되지 않는다. 원래 이렇게 낫지 않는건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지. 그러고 보니 주말에 동갑인 h와 우리보다 어린 친구들과 돌아다녔는데, h와 내가 무의식 중에 '나이 먹어서 그래'를 자주 말하고 있더라. 역시 앞자리가 바뀌는건 생활에서 티가 나는 것인가. 두둥.

쏜애플도 그민페 일요일. 아, 좀 더 울자 ㅠㅠㅠㅠㅠㅠ 상이 오빠 + 광민 아즈씨 조합의 플레이위드어스랑 스윗소로우라도 토요일이라 다행이다.

어느 하나만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 아니, 어느 하나만 열심히 하면서 그 것 외에 다른 것도 바라고 있을때 (바라는 것은 정작 열심은 커녕 대충도 안한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해줘도 납득을 못하는 걸 보면 마음이 답답한걸지도 모른다. 물론 '절실'의 문제이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리감을 느끼면서도 정작 다른 것에만 열심인데다 딱히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절실인데도 구구절절한 절실인양 힘들어하니까 옆에서 그걸 듣고 있는 나도 힘들어진달까. 결국 내 것과 네 것의 차이이긴 할거다. 내가 '사람들과의 활발한 교류에 대한 의무'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것과 같겠지. 모르겠다. 어렵다. 그렇다고 네가 하고 있는 A에 대한 집중도를 현저히 낮추고, 원하는 B에 대한 기준 역시 매우 낮춰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면 괜찮아질 것이다 - 라고 말할수는 없으니까 나는 그저 '그래도 A를 잘 할수 있게 되어서 좋겠다' 라던가 'B가 힘이 들긴하지' 같은 답을 해줄 뿐. 나는 꿈으로 사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거겠지, 현실이 좋던 싫던 발붙이고 살아야한다는걸 너무 일찍 알아버린 거겠지. 그냥 사는 세계가 다른거라고 생각한다. 악의 하나 없이 문장 그대로 저쪽은 꿈이 더 큰 세계고, 나는 현실이 더 큰 세계에 살고 있는거고. 어느쪽이든 만족하고 살면 괜찮고, 만족하지 못하는게 문제가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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