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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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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아이템은 차이티. 늦은 생일 선물로 받기도 했고, 때 마침 돌아온 위염이 절정에 다다르기도 했고, 생강과 계피와 정향이 들어있다면 약 대신은 아니어도 다른 차 대신은 마실만 하겠다며 하루에 600미리 텀블러 두잔씩은 꼬박꼬박 비우고 있다. 오사카를 다녀와서는 흑염소 중탕한 것도 먹고 있는데, 매우 맛이 없는 관계로 맛없다 없다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열심히 먹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몇년 단위로 갱신되는 몸무게가 몇년전에는 5키로나 찌더니 이번에는 3키로나 빠졌다. 건강을 생각하며 무언가를 먹게 되다니 나이를 차곡차곡 먹는구나.

그 와중에 일상은 일을 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집에서 쉬거나의 반복이라 자신에게 매우 충실하고 있다. 덕분에 암향에도 한동안 일기를 못 썼다. 단조롭고 평화로운 일상은 글로 늘어놓기에는 별 것이 없고, 말로 늘어놓기에는 이 평화로움을 깎아먹을까 내놓질 못한다. 너무 열심히 걸어다닌 덕분에 피로가 누적된 인대가 다시 부어오른 것도, 여전히 커피는 엄두도 못내게 속이 멀쩡하지 않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어느날이었다면 어마어마하게 크게 느껴질 것들이 별 것 아니게 느껴지는 그런 날인 것이다.

트위터 계정도 날려먹은지 오랜데, 페북에도 열혈 투사 분들이 늘어나서 거의 안 들어가고 있다. 덕분에 인스타그램 정도만 하는 중. 내가 누른 '좋아요'가 다른 사람 눈에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걸 원했는데 그런 시스템이고, 친구도 많이 없는 관계로 평화로운 소셜 라이프를 누리는 중. 평화롭고 잔잔한 일상들만 누리고 싶은게 사치인가 싶긴 한데, 다른것들에서 누리지 못하는 사치 - 돈 안드는 이런데라도 누리고 싶은게 평생의 희망사항.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다, 잔잔하게 흘러흘러, 아무런 것에도 영향받지 않고.

이렇게 비가 많이 쏟아질 줄 알았다면 만들어 둔 방수 가방을 가지고 나왔어야 하는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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