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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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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I hate you

_e 2014. 4. 1. 11:30

어제저녁에는 대기조 야근. 한가해서인지 연이은 출근에 지친 덕분인지 마음이 삐뚤어져 한바탕 메신저에 미운 말들을 골라 내뱉었다. 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하든지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으면 신경 쓸 필요 없는데, 나를 붙들고 무어라 늘어놓을 때면 입에 발린 소리라도 그냥 해주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 되는데 사회 생활하는데도 잘 안 써먹는 입바른 소리를 내놓자니 쉽지가 않아 기분이 상하고, 마음을 구기고, 이쯤이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라며 구깃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미워했다. 싫으면 싫다고 당사자에게 말하고 주먹이라도 날리던가, 말도 못하고 애꿎은 다른 이를 붙들고 하소연만. 한참을 늘어놓고 나니 듣는 사람은 물론 싫을 테고, 나조차 지쳐서 다시 한 번 못할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고 괴로운 마음이 생겨도 혼자서 해치워야지 대체 그거 들어주는 사람은 무슨 죄인가. 물론 그 전에 먼저 남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감옥에 가두지 말아야 하는 것이 먼저인 게 맞고.

이것과 연관해서, 혹은 별개의 문제로 체력과 여유의 필요성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나이를 먹은 거죠. 끙. 매번 다짐만 하니 야근만 끝나면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은 접어두고.

나는 네가 싫다 - 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까, 너를 싫어하는 것이 문제일까.

예전에는 세상 모두를 사랑해서 버거웠는데, 모두를 사랑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것을 깨닫고 난 다음에는 없던 미움들이 생겨나 나를 괴롭힌다. 미워해도 괜찮지만, 미워하는 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미움이라는 감정이 나에게는 버거워서. 

꽃처럼 살아야 하는데, 강처럼 살아야 하는데.

민트 언니에게 한참 하소연을 하다, '언니 똥 싸서 미안해'라니까 언니가 빵 터져 하하 웃는다. 그래 똥이다. 똥. 징징대는 것 좀 그만 하고 즐겁게 살아야지. 꽃처럼 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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