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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볼

_e 2014. 2. 28. 15:41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이 쉽지 않다는 m에게, 쉬우면 다들 행복해지고, 그러면 그것이 행복인지 모르고 결국 투덜거리게 될 거라고 말했다. 행복을 자기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낙천적인 사람이야 환경이 어떻든지 간에 언제나 행복할 테고, 보통의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남들과 비교하며 남들보다 손톱만큼이라도 낫거나 적어도 남들만큼은 가져야 행복할 테니까. 보통의 사람들의 행복은 모두가 행복해지면 똑같아지니 별로 소용이 없을 것이고, 그러니 쉬운 행복을 가질 수 있는 낙천적인 사람이 되거나 어려운 행복을 위해 남들보다 노력해서 남들보다 행복한 게 맞을 것 같다.

코튼빌 댓글 이벤트 또 당첨됐다. 코튼빌은 나를 사랑하는가봉가. 나도 코튼빌이 좋음. 이번에는 댓글 이벤트에 쓴 고대로 홈웨어를 꼭 만들어서 이용 후기를 올려야지. 눈꽃씨에게 물어보니 늘어나는 원단들을 재봉 후에도 늘어나게 박으려면 커버스티치 머신을 들여놔야 한다고 한다. 돈이 문제가 아니고 놓을 데가 없다. 그냥 구멍을 크게 만드는 걸로. 니트 티를 만들고 남은 원단으로 간단하게 목도리를 만들어 아침에 두르고 왔다. 재봉은 (천을 사재기하는 것만 빼고) 썩 괜찮은 취미인 듯하다. 

불안의 요소가 되는 것들을 끊어내고 잘라내고 놓아버리는 데에 열심히 노력해왔지만, 싫은 것을 싫다고 버리는 것이 반복되다 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아직도 남아 있다. 덕분에 싫고 그만두고 싶은 것들을 붙들고 마음이 황폐해지고 미움이 배어난다. 이기적인 마음들이 모여 산을 세우고 강을 이룬다. 허우적거리면서도 빠져나갈 생각을 못 한다. 버려야 하는데, 놓아야 하는데. 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미움들을 안고 살아가는 걸까 - 나에게만 유별난 미움들이라 견디기 힘든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다 이내 멈춘다. 답이 안 나오는 것들에 시간을 쓰기엔 할 일이 많다. 머리를 비우고 술탄오브더디스코나 들어야지. 탱탱볼 탱탱볼 탱탱탱탱탱볼.

점심 먹고 먹은 히알루론산 캡슐이 목에 걸려 녹아 버렸는지 쿨럭하고 약 맛이 올라온다. 서양의 알약은 어째서 이리도 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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