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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저녁 산책.
여름의 선유도 공원은 처음인데 나무와 풀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푸르른 그곳이 참 걷기 좋았다.
우리는 자주 만나는 사이도, 만나 마구마구 떠들며 꺄르르 웃어대는 사이도 아니지만
찬찬히 걷고, 찬찬히 이야기를 나누고, 찬찬히 맛있는 걸로만 쏙쏙 골라먹는 사이랄까.
해주려다 깜빡하고 결국 못 한 이야기를 적자면 나는-
모든 것에 그 분의 뜻이라며 핑계거리를 찾는 것은 안 될 일이지만
어찌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그 분의 뜻일것이고, 다른 길을 준비해 둔 것이라 믿어요.
그러니 더 좋은 길을 향해 걸어갈 준비를 차근차근 천천히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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